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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_in_usㅣ사람

날마다 기부하는 기쁨

동명한의원 백진구 원장과 부인 윤선주 씨

 

날마다 기부하는 기쁨,

나날이 행복하네

 

 

 

"밥 먹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은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바로 천사요 보살일 것이다." 매일 밥 먹듯 보시를 하는 부부가 있다.

 

 

 

 

 

성남시 동명한의원 백진구(51) 원장과 그의 부인 윤선주(49). 부부는 적게는 1천 원부터 3천 원, 5천 원, 1만 원까지 매일 30여 군데에 기부를 한다. 아름다운동행에도 2013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3천 원씩 후원해왔다. 매일 아침에 전화로 후원금을 이체하는 일은 부인 윤선주 씨의 몫이다.

 

 

 

 

 

 

일요일 빼고 거의 매일 보내는 후원금은 한 달이면 어림잡아 300~400만 원에 달하는, 상상하기 힘든 큰 액수다. 백 원장 부부가 후원하는 곳은 아름다운동행 외에도 사회복지단체, 학교 등 30여 곳이나 된다.

"1998년 불교대학에서 불법을 배우면서 불자라면 마땅히 보시와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시작해서 10년쯤 전부터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어느덧 30여 군데가 되었네요.“

윤선주 씨가 작은 복주머니에서 여러장의 쪽지를 꺼내 놓는다. 그 쪽지들에는 매일 폰뱅킹으로 후원금을 보내주는 단체 이름과 연락처, 계좌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다. 이 밖에 쌀을 보내주는 복지시설도 몇 군데가 된다.

 

 

 

 

 

보시는 자기자신을 위한 것

 

백진구 원장이 20대에 꾼 푸른 꿈은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거짓과 술수 없이는 불가능한 게 정치라는 걸, 김구 선생과 뜻을 함께했던 법대 출신 아버지의 고단한 삶에서 여실히 깨닫고 한의학과에 들어갔다. 헌데 그것도 핏줄의 당김이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외가 5대조께서 어의(御醫)를 지내셨더군요. 인과의 엄정함을 또 한번 느꼈어요.“

나름 바르게 사신 아버지가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지혜롭고 불심 깊은 할머니도 치매로 힘든 노후를 보내셨다. 곰곰 생각했다. , 평범한 삶조차 허락되지 않았을까?

그 의문은 백 원장이 큰돈을 벌던 30대에 밥은커녕 물조차 넘기지 못할 만큼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또다시 그를 찾아왔다. 스스로 내린 결론은 '공덕을 지어야겠다였다. 두 어른 다 덕을 잃고 살진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공덕을 쌓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가를 팔고 계약금을 받은 즉시 불사에 보시하는 등, 그때부터 '누구라도 해야 하는 보시라면 내가 하겠다는 생각으로 찾아서 보시하기 시작했다.

 

부인 윤선주 씨도 백 원장의 이런 생각에 적극 공감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돈과 목숨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그 일로 인생관이 확 바뀌어 보시를 하는 건 순전히 자신들을 위한 일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보시와 더불어 백 원장 부부의 삶은 대부분 수행으로 채워진다. 두 사람은 매일 퇴근해서 스승이 계신 안성에 내려가 새벽까지 참선과 절, 명상 등을 하고 집에 돌아와 옷만 갈아입고 바로 한의원으로 출근한다. 그러기를 어언 7년째, '죽을 때 남는 건 보시와 수행밖에 없다는 확신이 신심과 함께 견고해지고, 그런 삶이 부부는 더없이 '행복'하다.

 

집 한 채보다 보시정신 물려주는 게 자식 위한 길

 

백 원장은 두 아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든 "말로 먹고 사는 일 말고 의사나 기술자가 되라고 어릴 때부터 당부해왔다. 그가 바라는 건 딱 두가지다. 바른 직업과 보시정신이다. 넓게는 팔정도와 육바라밀을 실천하라는 뜻이다.

백 원장은 자신의 당부대로 각각 전자과와 기계과에 진학한 두 아들과 가끔 '보시를 얼마나 할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한다. 수입의 20%를 보시하라는 백 원장과 '5%만 하면 안 되겠느냐는 두 아들의 진귀한(?) 토론이 벌어진다. 하지만 두 아들도 부모인 자신들의 삶을 닮아갈 것임을 어렴풋이 느낀다. 그것이 그들 부부가 믿는 '인과법이고 좋은 업을 쌓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집 한 채를 물려주는 것보다 '보시정신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 진정 자식을 위한 길임을 부부는 잘 알고 있다.

 

매일 수행하듯 매일 보시하며 사는 백진구 원장 부부가 독자들에게 꼭 전해달라는 말이 있다. "보시는 자신에게 무조건 이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