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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fricaㅣ아프리카이야기

[해외활동가 편지]여기가 이역만리 타국인가? 스와힐리어로 탄자니아 읽는 법

언어를 통해 그 나라를 이해하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사진은 학교 가는 길에 찍은 탄자니아의 모습. 

 

탄자니아에서 새로운 편지가 왔습니다.

 

언어 안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세계관,

문화가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상당히 재미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넓게는 한 나라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동북아시아 내에서는 국가 간 교류가 많아서 언어에서도 자연스럽게 유사함이 많다.

한편 문화권이 다르고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때면 인류 밑바닥에서

무언가를 찾은 기분이 들고 인류로서의 동질감이 샘솟는다.

좋은 예시는 아니지만 어느 언어권에든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가 있고 '요즘'과 '애들'이라는 중립 단어 두 개를

조합해서 비하의 어조를 담고 있는 하나의 새로운 단어가 된다는 점까지 일치한다.

국적을 막론하고,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보는 신세대란 회의적이기 마련인가보다.

 

탄자니아의 언어인 스와힐리어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발상득을 발견해낼 수 있다.

한국에서 고양이를 '야옹'이라 하듯이 탄자니아에서도 고양이를 지칭하는 정식 단어인 '파카'가 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 야옹이에 대응하는 '먀우'라는 단어도 있다.

이런 점점의 순간들이 이역만리 타국을 멀지만은 않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유사점보다는 상이점이 훨씬 많다.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북부 캐나다 등지

추운 지역에 사는 이누이트족의 언어에는 눈과 빙하, 순록에 대한 표현이 다양하다고 한다.

이처럼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사는 환경에서 많이 접하는 것일수록 자연히 그에 관한 단어도 다양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여기는 오크라(아열대지역 채소)를 많이 먹어서 '바미아'라는 고유어 이름이

있는데 우리는 오크라를 많이 먹지 않고 최근에 수입해서 영명 그대로 오크라라고 사용한다.

또, 우리는 바나나를 영명 그대로 바나나라고 부르고 바나나가 맺히는 나무는 바나나 나무라고

부르는 반면 이 곳에서는 "'은디지'(바나나)가 '응곰바'(바나나 나무)에서 맺힌다"고 표현한다. 

한편, 스와힐리어에서는 새와 비행기를 지칭하는 단어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은데게'로 같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어의 성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결혼하다' 의미의 동사도 다르다.

아직도 혼인 시에 여성의 집에 남성이 재물을 일정량 주는

관습에 비춰봤을 떄, 단순한 단어 하나에서도

탄자니아 결혼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언어를 통해 탄자니아를 이애하는 하루하루가 흥미롭고, 재밌다.

 

 

()아름다운동행 탄자니아지부 김미정 활동가

 

[불교신문3397호/2018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