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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활동가 편지]킬리만자로 꼭대기도 찍었는데

동행 dreaminus 2018.03.28 10:51

탄자니아에서 1년이 끝나가는 시원섭섭함 그리고 1년의 기억들을 킬리만자로 산에 새기고 왔다.

산 정상에서 기념촬영

 

탄자니아에서 새로운 편지가 왔습니다.

시간은 한없이 느리고도 굉장히 빠르게 흘러갔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사람에서 1년 내내 여름을 겪으며 계절의 간격 없이 오롯이 뜨거운 나날들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그 활동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정해졌던 기간이 끝나가는 시원섭섭함을 달래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동안 수고한 스스로를 위한 축배를 들고자 활동 11개월째 내가 향한 곳은

킬리만자로 산(Mount Kilimanjaro)이다.

해발 5895m로 전문 등반가가 아닌 일반인이 도전할 수 있는 산 중에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 산, 등산 2주를 앞두고 괜스레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슬슬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다보니 내가 생각보다

상당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드디어 등반을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루트는 마랑구(Marangu) 루트.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일명 '코카콜라 루트'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킬리만자로 산의 배경은 매일 매일이 달랐다.

몇 가지의 색다른 배경을 지나치며 지난 1년 동안의 탄자니아가 계속해서 내 옆으로 바싹 붙어서 졸졸 따라왔다.

시간을 함께 보냈던 사람들의 얼굴들 하나하나가 소주하게 떠올랐다.

지난 1년간 나에게 차곡차곡 쌓이고 스며들었던 온갖 기억들이 스쳐갔다.

정말 주저앉고 싶었던 3일째 도착지점 1시간 전까지는 1년 동안 나와 함께했던

모든 감정과 기억이 계속됐다. 그렇게 계속해서 걸었지만 내가 올라가야 할 길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두 개의 봉우리를 지나 가장 최종 마지막 봉우리인 우후루 피크(Uhuru Peak)에

도착하자 지금까지 겪은 고통과 다른 레벨의 피로를 느꼈다. 킬리만자로의 '정상'에 

도달했다는 기쁨과 환희를 표현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사실 무엇보다도

'올랐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으며 카메라를 꺼낼 기운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준비해 간 킬리만자로 맥주병과 함께 정상 등반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억의 농도가 짙건 옅건 아팠던 상쾌했건 추했건 아름다웠건 모든 잊을 수 없는

1년의 기억들을 킬리만자로에 새겼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 탄자니아 생활의 마지막.

"킬리만자로 꼭대기도 찍고 왔는 데 못할 게 뭐야?"라는 문자과 함께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각오를 가슴에 심어본다.

   

()아름다운동행 탄자니아지부 맹가희 활동가

 

 

 

 

[불교신문3377호/2018년 3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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