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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fricaㅣ아프리카이야기

신분과 문화

신분과 문화

 

 

 

탄자니아에서 생활하면서 한국과 비슷한 점들을 나도 모르게 찾아 가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웃어른께 대하는 문화가 어떨까 생각 했었는데 나름 탄자니아도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존재했다. 우리나라처럼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말에서 그랬고 달라달라(시내버스)라든가 공공장소 등에선 앉을 자리가 있으면 어른들께 먼저 내어주는 등을 볼 수 있었다. 한번은 내가 탄자니아에 와서 처음 달라달라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나는 당연히 어르신이 타니까 자리를 비켜 준일이 있는데 일어서서 가면서 한번 고생을 심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탄자니아 인들은 다른 어르신들이 타도 비켜주질 않는 것이다. 그 후로 탄자니아는 원래 자기자리는 비켜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도 비켜주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탄자니아에도 노약자배려가 있다는 걸 알았고 그 후로는 어르신이 타면 비켜주곤 하는데 그럼 탄자니아사람들은 왜 비켜주질 않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내가 조금 더 지켜본 결과 한국과 공통점 아닌 공통점이 생겼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신분과 빈부의 격차였던 것 같다. 물론 부자들은 달라달라를 타지 않고 자가용을 타고 다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빈부격차와 신분은 옷차림을 보고 그런 것 같다. 일단 옷차림에 신경을 쓴 것 같고 먼지 모를 자신감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직업과 자산에 비례한다고도 한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 달에 30만원 버는 사람과 100만원을 버는 사람은 달라도 먼가 다를 것 이라는 것이다. 아직 탄자니아는 보이지 않는 신분이라는 게 존재하는듯하고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의 식민지에 있을 때 인도인들대부분이 영국인들의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인데 인도에는 신분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아직 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버스차장을 하는 사람도 하루 종일 빨래만 하는 사람도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자판만 두드리는 사람도 모두다 똑같이 즐겁게 살아가는 듯 하다. 주어진 삶에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많은 것을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탄자니아에 다른 문화 하나가 삿대질인데 윗사람에겐 매우 실례라고 한다. 여기 좀 와보라는 손짓도 주먹을 쥐었다폇다 하면서 천천히 하는 게 예의라고 하고 다른 사람을 지목할 때도 손가락이 아닌 손을 모아 가리켜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길거리에서는 부부 사이건 결혼을 할 사이건 손잡고 팔짱 끼고 다니는 것은 실례라고 한다. 내가 느낀 탄자니아는 매우 개방적인 나라에 사고였던 것 같은데 연인 사이에 손도 못 잡고 팔짱도 못 끼고 다니는 나라라는 게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여러 문화들이 있는데 한국과 비슷한 점들이 많았다.

 

 

 

탄자니아에는 여러 부족들이 있는데 그 중 마사이족이 있다. 어제는 마사이족 시장이라는 곳을 가보았는데 정말로 마사이족들이 쓰는 물건들의 대부분을 팔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사이족들은 소와 염소를 키우며 생활을 하는데 요즘은 마사이족이라고 하더라도 평일에는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주말에 마사이 복장을 하고 돌아다닌다고 한다. 마사이족 시장엔 주로 소와 염소를 사고 팔았는데 우리나라 소 시장과 비슷했다.

 

소는 트레일러에 실려서 팔렸고 염소는 대부분 그 자리에서 잡아 고기로 먹었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염소를 죽이고 고기를 분배하는 과정에 위생적으로는 문제가 쫌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마사이족은 결혼을 할 때 남자 집에서 여자 집으로 소를 준다고 했다. 보통 20마리 정도 되는데 소 한 마리 가격이 $800 정도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600만원 정도 되는 것이다.

 

그럼 만약 소가 없는 집은 어떻게 할까? 결혼은 못하고 일년이고 이년이고 벌어서 소를 사서 주고 데려 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전에 먼저 다른 돈 많은 남자가 데려가면 어쩌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도 결혼을 하려면 전셋집 정도는 있어야 하니까 1,600만원이면 중형차 한 대정도 밖에 안되지 않은가. 하지만 결혼할 때 모두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부인을 돈을 주고 사는 것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그런 결혼생활 이라면 별로 행복할 거 같지는 않다.

 

탄자니아 결혼에 대해서 조금 더 궁금해서 현재 언어를 가르쳐 주고 있는 현지 여자선생님에게 물어 보았다. 일단은 남자가 직업만 있으면 결혼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일단 결혼하고 남자 집이 넉넉하면 남자 집에서 살고 여자 집이 넉넉하면 처가살이를 한단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탄자니아 가족은 대가족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돈을 벌어 월세 방으로 분가를 하고 가전제품과 혼수 등도 돈을 벌면서 하나하나 마련한단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내가 아는 탄자니아 남자들은 여자친구 즉 결혼을 할 여자가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취직을 했다면 무척이나 좋아하는 듯 했다. 보통의 탄자니아 중상층 정도 되는 사람들은 저축을 하는 듯 했다. 내가 본 은행의 이율은 우리나라에선 상상하지 못할 정도였다. 적금 식으로 들어가는 듯 했는데 3년 이상 되는 상품들에 대해서는 10%가 넘는 이율이었다. 그런데 사실 은행이라고 하지만 큰돈을 넣어 두고 안전하다고 보장은 힘들 것 같다. 아직 내가 은행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그런 듯하다. 탄자니아가 좋은 점 중 한가지는 일단 카드라는 게 없는 것이다. 불편할 때도 있긴 하지만 모두 현금으로 하기 때문에 과소비나 충동구매가 없다는 게 장점인 듯 하다.

 

한번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어느 보부상(물건을 들고 다니며 판매하는 사람)이 핸드폰을 들고 다니며 팔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1~20만실링 하는 스마트폰도 아니고 90만실링이 넘는 스마트폰을 그렇게 들고 다니면서 파는 보부상은 참 바보인 것이다. 내가 현재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식당에서 밥 먹다가 말고 그 핸드폰을 사려고 은행가서 돈 뽑아서 살 생각까지는 없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그렇게 현금을 들고 다닐 사람이 있을까 하면서 웃었다. 우리나라처럼 수표나 5만원짜리가 있다면 들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고액권이라고 해봐야 1만실링짜리가 최고액 권인데 그 보부상이 사장인지 아니면 다른 사장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나는 탄자니아에 하나하나 천천히 적응해가며 살아가고 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탄자니아가 앞으로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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