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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fricaㅣ아프리카이야기

전기가 없는 밤, 세상을 밝히는 달.

 

탄자니아 봉사단원 이언화  

 

 

 또 정전입니다. 당황하지 않고 부엌으로 가서 양초를 꺼내듭니다. 이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응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비해서 많은 것이 없고 여러 가지가 부족한 이 곳, 탄자니아에오니 소중해지는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게 바로 전기입니다.

 

 탄자니아의 전기는 대부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강과 호수 등 활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많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통계로 보자면 전 국민의 약 10%만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를 기준으로 먼 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가져오려면 전신주도 있어야 하고 전깃줄도 있어야하고 관리자도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탄자니아는 전기에 관한 모든 시설과 설비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전 국토에 전기가 보급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옅은 초록빛의 나무기둥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로전신주입니다. 콘크리트로 전신주를 만들기에는 자본과 재료가부족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곧은 나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거의 3층 건물 높이로 약 10m에 육박합니다. 나무로 만든 전신주는 아무래도 화재나 붕괴의 위험이 있지만 가격 대비 사용하기에는 적정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부족해서 경제수도인 다르에스살람조차 외곽지역으로 나가면 전신주가 설치되지 않아서 아예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정전이 되면 밤에 불을 얻는 방법이 발전기 혹은 양초 등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도심의 주요 건물과 주택들, 그리고 병원이나 호텔들은 정전을 대비해서 자가 발전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지만 원료인 휘발유를 공급해줘야 하기때문에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건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전등을 켜거나 하나에 180원하는 양초를 켜는 것입니다. 가끔 양초를 킨다면 로맨틱할 수 있겠지만 생활이 되면 또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한석봉 혹은 한석봉의 어머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전기가 없는 밤이면 더 빛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의 달과 별입니다. 요즘같이 그믐으로 향하고 있는 시기에는 달빛은 아련하게 빛나고 별은 초롱초롱 빛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달과 별만이 빛을 발하면서 세상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별빛과 달빛을 감상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그것이 정전을 대하는 가장 좋은 자세라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글.사진 이언화 봉사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