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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fricaㅣ아프리카이야기

'함께하는 것'을 배우는 종이접기

종이접기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

 

  한 낮의 뜨거움도 더 이상 우리의 삶을 시들게 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비포장도에서 일어나는 흙먼지도 우리의 호흡을 막을 순 없다. 손님들이 차안에 가득타야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문제 삼는 일 없이 그저 묵묵히 기다릴 뿐이다. 덜컹거림도 15인승 좌석에 30명이 넘는 승객이 타도 환영해 주는 사람들, 그래도 태우고 또 태우고 그저 앞으로만 간다.

 

  낡고 오래된 작은 버스는 차안 바닥이 뚫리어 흙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이다. 문짝은 잘 닫히지도 않고, 길이 심하게 경사진 곳으로 갈 때는 전복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된다. 왜냐하면 전복된 트럭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닭도, 숯도 실리고, 실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실고 손님들의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버스. 때로는 이런 버스가 정겹게 느껴질 때로 있다.

 

  이러한 버스를 타고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키사라웨2 초등학교에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하러간다. 현지 봉사자와 나는 종이접기 재료를 들고 아이들이 기다리는 교실로 향한다. 어린 학생들은 우리의 모습이 보이면 달려와 가방도 들어주고 수업할 준비를 해놓고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기다린다. 반갑기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 학교의 프로그램 담당자 선생님들은 두 분이 모두 젊은 남자 선생님들이다. 때로는 엄하게 또 때로는 자상하게 아이들을 지도해 주시는 모습이 우리나라 선생님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밝아진 아이들의 표정. 

 

  목요 프로그램을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4, 5 ,6학년에서 각각 10명씩 선정하여 30명의 학생들이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종이접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각자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파일을 가지고 도면도 만들어 넣고, 매 주마다 하나하나씩 자신들의 작품을 늘려나간다.

 

"제가 만들었어요!"

 

  결연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4학년인 압둘이는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학교에 다녔었는데, 요즘에는 제일 활발하고 명랑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압둘이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진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아주 작은 작품들이지만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보면서 성취감이나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양면이 다른 화려하고 다양한 무늬까지 들어간 색종이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단색의 색종이일지라도 한 장 한장이 매우 소중한 것이다.

 

    아마 어린 시절에는 비행기도 접어 날리고, 바람개비 그리고 배도 접어 물에 띄웠을 것으로 여겨진다. 누가 더 멀리 날리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었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까치발까지 하며 더 높이 더 멀리 멀리 날리려고 애썼던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우리는 세상에 대해 애쓰는 마음도 배우게 되고 협조하며 살아가는 방법도 터득해 나간다.

 

다 함께 만든 종이나무 아래에서.

 

  이번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함께하는 것더불어 사는 법을 익혀가는 것이다.

각 개인에게 풀이나 가위, 색연필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잘 나눠 써야 다 함께 그 날 배운 것을 소중히 남겨 둘 수가 있다. 그리고 좀 더 빠르게 진행하는 학생에게는 천천히 하는 학생을 돕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자그마한 바람이다. 여러 차례 접었다 펴는 작업을 반복하며 만들려하는 대상에 이르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도 쉽지 않다. 게다가 도면까지 직접 만들어 파일 철을 해 놓는 것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 마쳐야 한다.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 걱정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협조도 잘 해주고 잘 따라줘서 고맙고 대견스럽기만 하다.

 

3개월 간 진행된 종이접기 수업,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종이접기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오래도록 잊지못할 소중한 시간들.

 

 

()아름다운동행 국제개발팀

해외봉사단원 청하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