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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fricaㅣ아프리카이야기

비닐 봉지에 담긴 달걀 다섯 알_해외아동 결연사업을 준비하며

비닐 봉지에 담긴 달걀 다섯 알_해외아동 결연사업을 준비하며

 

우리도 해외 아동 결연 사업을 준비하며 7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례 발굴에 들어갔다.

지역 내 4개 초등학교에 약 1,450여명의 학생 중 선생님들이게 가정형편이 좋지 않고 결손가정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추천 받았다. 추천 받은 아이들이 약 500여명이나 되었다.

마침 방학기간이어서 학교 선생님과의 동행 하에 가정방문을 시작하였다.

 

우기가 끝난 후라 마을 곳곳에 물 웅덩이가 남아 있어 차량으로 접근하기가 힘든 곳이 대부분 이었고, 어렵사리 걸어서 찾아갔는데 방학이라 아이들이 부모님, 친척집에 간 상태라 헛걸음치기 일쑤였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보다 가정에서 만난 아이들의 형편이 더 좋지 않았다.

그래도 학교에 등교할 때에 나름대로의 교복과 신발을 갖추고 오기는 하지만 집에서의 아이들은 옷과 신발이 허름하기도 했지만 신발을 거의 신고 다니지 않는다. 아마도 학교 다닐 때를 위해 아껴두고 있지 싶다.

 

놀거리가 없는 아이들은 대부분 방학 동안 가사일을 돕는다.

남학생들은 대부분 땔감을 구하고 땔감으로 숯을 만들기도 하며 간단한 식사 준비를 한다. 반면 여학생들은 물을 길러 와야 하고 땔감도 구하고, 말린 나뭇잎으로 돗자리나 지붕들을 엮기도 하며 요리를 하고 어린 동생들을 돕는다.

가사일의 비중이 많은 여학생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기숙사가 있는 학교를 가고 싶어한다. 아무래도 하교 후에 여학생들은 학업보다는 집안일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

 

 

가정 방문을 다니다 보면 참 안타까운 현실들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작년에 촬영 차 찾았던 알리의 집이 이번 장마철에 거센 비바람으로 인해 무너져 있었다.

워낙 형편이 좋지 않아 동네 주민들과 땅 주인의 지원을 받아 뒷 마당에 새로이 집을 짓고 있었으나 그마저도 지붕이 완성되지 않아 한 공간에서 온 가족이 임시로 잠을 잔다고 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주마네를 처음 찾아갔는데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주마가 비틀비틀 나왔다. 선생님이 무릎을 꿇고 어디 아프냐고 물으니 서러운 듯 펑펑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말라리아를 앓기 시작했다고 한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하사니(3학년)는 학용품과 신발을 사기 위해 숯을 만들어 판다고 했다. 며칠 후에 할머니한테 야채를 사러 갔었는데 첫날과 같은 자세로 숯을 만들고 있어서 마음이 짠했다.

 

무캄바 초등학교 91명 학생의 가정 방문을 마치고,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가정방문을 안내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제작년 정부 인구조사시 각 가정을 방문해서 설문조사를 다니셨는데 동네주민들이 얼마나 비협조적이었는지를 설명해주시면서 불과 이 마을에서 1년 조금넘게 활동해온 아름다운 동행이 마을 지역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받고 지지를 받고있는지를 비교 말씀해주셨다.

 

 

 

하루에 3~5 가정을 돌아다니다 보면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폭우로 변하기도 하는데, 그 전 가정 방문했던 학생이 멀리까지 달려와 우산을 주고 가기도 한다.

대부분 인터뷰는 집 마당이나 나무그늘에서 진행 되는데 기꺼이 망고, 오렌지, 바나나등을 내어 주신다.

인적 없는 시골길을 달리다 차가 웅덩이에 빠지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타나 차 빼는것을 도와주시기도 하신다.

가정방문 동안 곤란할수도 있는 가정 형편의 질문을 호의적으로 답변해 주시고 대문을 나서는 길에 비닐 봉지를 쥐어주신다.

검은 비닐 봉지에 조심히 담긴 달갈 5알에 나는 오늘도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