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우영우”는 인기가 매우 많았던 TV 프로그램 입니다. 탄자니아에서 지내면서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 그 인기가 더욱 의미 있다고 합니다.
탄자니아에서 미술 수업을 하면서, 이 곳 초등학교에도 특수반이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키가 큰 학생이 1학년 수업에 들어와 “색칠 공부 나도 하고 싶어요, 나도 할래요~” 하면서, 그 학생이 발달장애 학생으로 특수반 소속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열두살의 소년 셀레마니. 이번 학기를 시작하면서 꼭, 셀레마니가 있는 특수반 수업을 해야겠다 마음 먹고 준비했습니다.
첫 수업은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되는 “밀가루 점토 수업”입니다. 부드럽고 말랑 말랑한 반죽을 주무르면서, 촉감과 손의 잔근육을 자극하고 때로는 뭉쳐 있는 내면을 풀기도 하여 미술 심리 치료에도 쓰이는 재료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미술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생소합니다. 이번에는 밀가루에 식용유까지 준비하는 저를 보고 “아이들이 던지고 놀기만 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먹으면 어떻하지?” 하며 같이 준비하는 동료들이 걱정합니다.
수업 날, 밀가루를 받아 든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이내 제가 먼저 물을 넣고 주무르기 시작하자 모두들 금방 따라합니다. 거기에 물감까지 더해지자 아이들의 얼굴은 환하게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하는 손짓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따라했습니다. 수업 시간 내내 주무르기만 할 줄 알았지만 아이들은 금새 알록달록하고 말랑한 점토를 다 만들었습니다. 혹시하고 준비해간 “나비 몸에 날개 만들어 붙이기”까지 다 했습니다.
잘 이해 못하고, 따라오지 못하면 어쩌나 했던 것은 단지 준비하는 이의 기우였음을 깨닫습니다. 동시에 제 마음 한 켠에도 편견이 있지는 않았나 돌아보며 수업을 마쳤습니다.
박소영_ 아름다운동행 탄자니아지부KCOC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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